2020년의 끝

평범하고 조용하리라 생각했던 2020년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. 난 여전히 3층 다락에서 일하고, 수업은 모두 온라인이다. 가르치는 일에서 만남이 사라지면 이 일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사라진다. 모두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, 충분하진 않다. 모니터를 넘나드는 대화는 어딘가 모르게 건조하다. 여기 저기서 문맥이 사라진 느낌. 그럼에도 먹고, 먹이고, 이야기하고, 씻고, 씻기는 반복되는 가족의 일상을 한 공간에서 온전히 함께 한다는 건 또 축복처럼 느껴진다. 이를테면, 아침에 일어나 지난 밤 다 정리 못한 주방을 정리하면서 오븐에 빵을 굽고 커피를 내려 가족들과 아침을 먹는다던가, 손발이 척척 맞게 두 아이들을 순서대로 재우고 거실로 내려와서 둥글레 차 한 잔 마시며 여남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. 거의 빈 팀 찾기 힘들만큼 가득 찬, 어제가 오늘 같고, 내일은 또 오늘같을 반복되는 일상도 일종의 선물같다. 물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한건 아니고, 아이들은 눈에 띄게, 우리도 나름 천천히 자랐다. 안녕 2020. 그럼에도 감사했습니다.